새해가 밝으면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지난해를 뒤돌아보게 된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웠음을 인정하고 팔십 평생 노령은 무엇보다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클 것이다. 적당한 운동은 물론이고 영양적 관리와 함께 질병 예방 차원의 허(虛)와 실(実)을 살펴보게 된다. 여기에 더해 기상이변에 대한 순응과 적응에 대해서도 뒷받침했는지도 생각해 봄 직하다.
지난 용띠 해는 어느 해보다도 가장 무더웠으며 가뭄과 태풍 그리고 한파 등 기상이변을 겪었다. 이로 인해 먹거리 수난에 이어 풍토병(風土病)화 되어가고 있는 코로나19가 끝나기도 전에 금년 들어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변종조류인플루엔자가 위협할 것으로 과학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에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원래 날짐승에 감염되지만, 간혹 포유류와 인간까지도 감염될 우려가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그 때문에 개인뿐 아니라 국민 모두는 쾌적한 기후 환경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삶을 금년 뱀띠 해의 소원으로 꼽고 있다. 이러한 관계로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와 반추동물과 하수구 등에서 내뿜는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로 기후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파리기후협정에 동의했다. 그러나 2017년 1기 트럼프 정부는 출범과 함께 파리협정에서 탈퇴 의사를 발표하고 2020년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또한 미국환경보호청(EPA)의 역할을 축소하고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그 외에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배출가스 기준을 완화하고 산업체의 온실가스 배출 보고 의무를 축소했다. 그리고 자동차 연비 및 배출규제도 역시 완화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제거한 것이다. 그러나 후임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하면서 파리협약에 가입했기에 다행이었다.
한편, 선진국의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에너지 과소비로 인한 지구온난화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현실에서 이에 대한 대책에 나서게 되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를 개최하고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을 채택했다.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채택된 협약의 주요 내용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상승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가능하면 1.5도 이내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국가는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서를 제출토록 했다. 또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가 책임지고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야 하며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기후 재정 지원을 제공키로 했다. 그리고 5년마다 각 국가의 목표를 재검토하며 더욱 강력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방안을 제출토록 했다. 즉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협력과 실질적인 행동을 촉구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요한 국제적인 법적 이정표다.
한편, 미국은 세계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다. 그러나 금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제2기 정부가 다시 시작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내세우며 동맹국의 주권도 무시하는 듯한 무역장벽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환경정책을 우선순위로 했던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국제적 환경정책을 완화하는 근시안적인 국가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트럼프 2기 환경정책
그중 하나로 파리환경협약은 미국에 경제적 부담을 준다며 오직 제조업 중심의 경제적 목표 달성만을 촉진하기 위해 파리협약에서 다시 탈퇴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녹색정책은 속임수라고 단정하고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날씨가 춥다는 이유만으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 위기를 옹호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여기에는 화석연료 산업의 부활이라 할 수 있는 값이 비교적 저렴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채굴과 사용 권장이다. 심지어 온실가스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지원책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계획이다. 다행스럽게도 원자력 발전만은 권장할 예정이라서 원자력 발전 산업이 앞선 우리에게는 다소 기쁜 소식이다. 지구환경오염의 피해는 세계 어느 국가든 어느 국민이든 똑같이 받게 된다. 미국이라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트럼프 정부의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의 환경정책이 계속된다면 소탐대실(小貪大失)로서 우리 속담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것이다.
실제로 금년 1월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40년 내의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하여 1월 24일 현재 27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와 31.2㎢에 화염이 덮쳐 수많은 주택이 파괴된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이 지역은 우리 동포가 많이 거주하기에 더욱 안타깝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리는 ‘산타아나’ 강풍을 타고 더욱 번졌다. 또한 산불이 진화되기도 전에 또다시 이 지역에 불이 번지고 있다. 이러한 예상치 않은 큰 산불도 넓게 보면 이상기후 현상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1월 20일 취임식 날은 영하 13도의 강추위로 인해 40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밖의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개최됐다. 의사당 밖에서는 기후변화 등 다양한 항의성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제부터 한동안은 부자나라 미국의 앞으로의 환경정책에 세계인의 귀와 눈이 집중할 것이다. 우리가 갈망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